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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업계 erp도입 관심 증대
의료계에도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바람’이 불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북대 병원이 이르면 이달 중 ERP시스템을 공식 개통하고 미즈메디병원도 최근 도입을 결정한 가운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온 일부 병원들의 태도변화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료업계는 보험수가의 잦은 변동, 외래환자를 기반으로 한 경영특성 등으로 ERP의 도입과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 다른 업종에 비해 시스템도입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한 편이었다. 실제 서울대병원, 연세대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이 지난해부터 ERP도입을 내부적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여전히 관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업계가 이처럼 ERP도입에 소극적인 이유 중 하나는 구축사례가 없어 투자대비 효용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한양대병원 정보시스템실의 유종훈 회장은 “일부 대학병원에서 ERP도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투자대비 효용성이 낮다고 판단, 대부분 관망하고 있다”며 “차라리 의료업이란 특수성상 환자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고객관계관리(CRM)와 데이터웨어하우스 등의 도입이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 12월 시범가동에 들어간 전북대 병원의 ERP도입 성과에 쏠리는 관심은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 병원은 내부사정으로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지만 이르면 다음달 중 회계부문, 균형성과관리부문 등 4개 모듈을 공식 개통할 예정이다. 200병상 규모의 중소병원인 미즈메디병원의 ERP도입도 관심사다. 대형병원도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병원이 과감하게 ERP도입을 결정한 것은 의료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미즈메디병원의 프로젝트를 맡은 LGCNS의 한 관계자는 “미즈메디병원의 ERP도입 소식이 전해지자 병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앞으로 병원 내 기존시스템과의 연동부분을 강조해 ERP를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의료업계는 당분간 ERP도입을 지금처럼 관망하는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란 의견도 많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회계는 보험료 등이 산정돼 있어 입출금액이 똑같지 않는 등 제조업과는 달리 회계정리의 어려움이 있다”며 “주체관리인 의사 등과의 배분율 문제 등도 ERP를 도입하기 어려워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오라클의 관계자도 “병원 측에서는 구축비용 등으로 회계부문처럼 일부 모듈만 사용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어 ERP로 보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병원경영 진단에 초점을 맞춘 e호스피탈시스템 수준에 대한 투자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 신문게재일자 : 2003/02/05
○ 입력시간 : 2003/02/04 13:27:13
